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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과 편두통을 앓고 있는 15세 소년


15세 소년인 HJ는 얼마 전 자살을 기도하였으나 미수로 끝났다. 이 소식에 충격을 받은 HJ의 어머니는 평소에 자신을 치료해 주던 산카란 선생을 아들과 함께 방문하였다. 그녀는 선생에게 자신의 기막힌 사연을 털어 놓았다.

“HJ는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입니다. 그 아이가 8개월 때 남편은 저를 떠나 버렸고, 나중에 우리는 이혼을 했습니다. 친정 부모님이 그 아이를 보살펴 주셨어요. 그 아이가 네 살이 되던 해 재혼을 하게 되었지요. 제가 개가한 후에도 그 아이는 제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만 했어요. 새 남편이 결혼 전에는 그 아이를 받아 주겠다고 하다가 결혼 후 마음이 바뀐거죠. 제 친정부모님이 만만한 분들은 아니었기에 그 아이는 점점 자신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증오하게 되었어요. 그러는 동안 그 아이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자신의 부모고 저는 엄마가 아니라 누나라고 여기고 살게 되었어요. 그러더니 작년에 새남편이 그 아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불러서 함께 살자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 그 아이는 제가 누나인지 엄마인지 혼란스러워 하지요. 워낙 아주 얌전하고 순종적인 아이였는데 작년부터 공격적으로 바뀌었어요. 자기가 짐을 잔뜩 메고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행동에 장애가 있어요.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고 하죠. 학교가기 싫으면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현실도피수단을 쓰고, 책임을 맡기를 싫어합니다. 그저께에는 괴상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는거에요. 나중에 알고 보니 수면제를 복용한 겁니다. 나중에 털어놓기를 과거에도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는 겁니다. 공부 때문에 우울해져서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더 이상 어쩌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시험, 특히 수학시험을 무서워 해요. 매번 시험 전에 고열이 나고 완전히 혼수상태로 빠져요. 허리도 아프다고 하고요. 정신이 맑지 못해요. 말을 하다가 혼미해질 수 있는데, 그러면 흔들어 깨워야죠.”

선생은 HJ를 진료실로 불렀다.  HJ는 선생에게 말하였다.

“전 머리와 허리가 아파요”

“머리 아픈 것에 대해 말해 보아요.”
“대부분 머리 꼭대기와 머리 뒷부분이요. 예리한 통증이 심합니다. 얼마 동안 아프다가 좋아집니다. 갑자기 아플 때는 참기 힘들어요.”

“통증을 자세히 말해 보아요.”
“찌르는 것 같아요. 누군가 칼로 내 머리를 찌르는 것 같죠.”

“갑자기 아프다는 것은?”
“놀고 있거나 자고 있을 때 언제든지 생길 수 있어요. 예고 없이 생겨서 심해지다가 끝나는 거죠.”

“예고 없이란?”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죠. 책을 읽거나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예고 없이.. 아프기 시작해서 점전 심해지다가 갑자기 사라져요. 그럴 때는 머리가 무겁고, 졸려요. 졸음이 와서 그냥 침대에 가서 누워 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라지는데, 그러면 기분이 나아지죠.”

“두통은 얼마나 자주 생기고, 한 번 생기면 얼마나 오래 지속되나요?”
“일단 생기면 5-10분 동안 지속되요..일주일에 2-3번은 일어나죠.”

“두통 때문에 어떻게 생활에 지장을 받는가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자고 싶어요. 시간을 뺏기죠. 이따금 불쑥 생겨서 공부를 못하게 해요. 중요한 시기이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데 시간을 허비하게 되니까 안 좋고 슬퍼요.”

“안 좋고 슬프다는 것은?”
“뭔가 놓쳐버린 것 같은 느낌.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 누군가의 시간, 나의 시간을 허비해 버린 것 같은 느낌. 나 때문에 남들이 상처받은 느낌.”

“좀 더 이야기해 보아요.”
“주변 상황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죠.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기분이 좋아요. 친구랑 이야기 하기, 컴퓨터 가지고 놀기, 잠자기..”

“좋아하지 않는 것들은?”
“누구랑 싸우기. 화를 내고 싸우는 것. 좋아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누군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라고 하는 것,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으라고 하는 것, TV를 보고 싶은데 보지 못하거나, 밖에 나가고 싶은데 나가지 못하거나..”

“그럴 땐?”
“싸우죠 아니면 그냥 앉아서 침묵해요. 때로는 화가 극도로 치밀어서 소리지르고, 때리고, 물건을 던집니다. 예를 들어 밤늦게 공부하고 싶은데 하지 말라고 하면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고 소리를 질러요. 상대가 나랑 비슷한 또래라면 싸우죠.”

“어떻게 싸워요?”
“맞붙어서 싸우죠. 그런 일은 두 번 있었어요. 한 번은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떤 애가 와서 욕을 하기 시작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그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그랬죠. 하지만 마침내 참을성을 잃고 그 아이를 때려 주었어요. 나에게 욕설을 퍼붙는 거에요. 다른 한 번은 캠프에서였는데, 내가 대장이었어요. 어떤 아이가 와서 시비를 걸었어요. ‘니가 짱이냐?’ 참지 못하고 제가 때리기 시작했죠.”

“밤에 어떤 꿈은 꾸어요?”
“일상사, 내가 좋아하는 곳에 가기, 방학때 놀러가기..”

“무서운 꿈은?”
“어릴 때 귀신 꿈은 꾸곤 했어요. 귀신이 와서 저를 잡아가죠. 귀신은 불처럼 생겼어요. 귀신이 저를 잡아 먹으려고 하죠/”

“느낌은”
“무서워요.. 귀신이..”

“어릴 때 아주 무서웠던 기억을 말해 보아요.”
“한 번 있었는데 집에 혼자 있는데.. 저녁이었어요. 정전이 되었죠..어둡고.. 무서웠어요.”

“어떻게 무서웠나요?”
“뭔가 일어날 것 같아서.. 누군가 와서 뭔가 할 수 있어서..”

“누군가?”
“강도나 그런 사람이 와서 나를 잡겠죠. 혼자 있으니까.. 납치할 수도 있고..”

“그러면?”
“나를 죽일 수도 있고..”

“어떻게?”
“아무 것이나 다 할 수 있겠죠. 길거리에서 구걸하게 만들 수도 있고..”

“죽인다면?”
“목을 조르거나 칼로 찔러서..”

“좀 더 말해보아요.”
“목을 그냥 조르거나 등이나 배를 칼로 찔러서 죽일 수도 있고..”

“구걸한다는 것은?”
“내 손과 발을 칼로 잘라 내고, 구걸하게 만들겠죠..”

“그러면?”
“손발이 없이 길에서 구걸하면 무섭겠죠. 슬프고, 절망, 죄책감, 공포. 왜 내가 이래야 돼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속으로는 겁이 나고.. 여기 갇혀 있구나.”

“갇힌 다는 것은?”
“출구가 없는 것.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고. 그냥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 운이 없는 사람처럼 사는 것.”

“그 상황에서 겁이 나는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나를 학대할 수도.. 구걸하게 할 수도.. 내가 번 것을 갈취할 수도..뭐든지 내가 하고 싶지 않을 것을 하게 하고.. 나를 칼로 칠 수도 있고..”

“그러면?”
“겁나죠. 아프죠. 누군가 칼을 들고 나를 베니까..”

“취미와 관심은 무언가요?”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합니다. ‘13번째 전사’라는 영화를 좋아했어요. 자신의 왕국에서 추방되어서 투쟁하기로 결심한 어떤 사내에 대한 영화에요. 13번째 전사를 무찌르는데 주인공이 승리하는 것, 뭔가 해내는 것이 좋아요.”

“이 영화에 대해서 더 말해 보아요.”
“주인공은 활기 찬 사람인데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요. 어떻게 싸울지를 몰라요.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서..요령이 있어서 혼자 싸우는 법을 깨달아요. 자신이 원하는게 뭔지 알고 남들은 신경쓰지 않아요.”

“지금 상황에서 우울하고 화나게 하는 것은 뭔가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앉아서 TV 보고 놀고 싶어요. 방학때에는 공부하고 싶지 않아요. 놀 때 잘 되지 않거나,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긴장이 됩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만 할 때 화가 나요.”

“좋아졌으면 하는 것은?”
“긴장, 두통, 요통.”

“긴장이란?”
“금방 긴장을 해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될 때,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어야 할 때, 긴장이 되고 좌절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종종 있어요?”
“자주 있죠. 매일.”

“좋아하는 음식은?”
“당근, 콜리플라워, 닭고기, 해물, 바다가재..”

“싫어하는 음식은?”
“시금치, 양배추.”

        선생은 10대 소년인 HG의 두통에서 통증의 특징에 주목하였다. 통증은 예리하고, 칼로 찌르는 듯한 증상이 갑자기, 예고 없이 나타난다. 놀거나 뭔가 하고 있을 때 통증이 갑자기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증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 이따금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통증 때문에 HJ는 방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HJ의 꿈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꿈에서 뭔가 자신을 납치하고, 목졸라 죽이려 하고, 칼로 손발을 잘라 내고 구걸을 하게 하여, 갇혀 있는 것 같고,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최근 선생은 식물성 동종약에서 식물 분류에 따라 독특한 증상(감각)이 달라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선생의 이론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예상치 못한 폭력과 공격이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나고, 졸림이 뒤따를 때 이는 미나리과(umbellifearae)에 속하는 식물약의 주제에 해당된다.

              선생은 HJ에게 미나리과 식물인 Sumbulus moschatus를 원료로 만든 동종약 Sumbulus을 처방하였다.  

        동종약을 복용하기 시작하여 4개월이 지났을 때 HG는 선생에게 두통이 많이 좋아졌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였다. HJ는 햇빛이 싫어서 어두운 방에 앉아있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HJ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4개월이 더 지나서 HJ의 어머니가 선생을 방문하였다. 그녀는 HJ가 차분해지고, 집중력도 좋아지고, 공격성도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50% 정도 호전된 것 같고, 격하게 화를 내는 일도 많이 줄었고, 더 이상 수학 시험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아주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전에는 마치 여섯 살배기 아이와 같이 퇴행적으로 행동했는데 지금은 또래처럼 행동해요.”

        동종약 Sumbulus의 원료인 식물 Sumbulus moschatus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고, 뿌리에서 사향(musk)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하여 musk root이라고 불린다. musk root은 생약으로서는 진경제, 여성들의 월경통을 치료하는데, 동종약으로 다양한 히스테리, 신경성 증상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산카란 선생은 이 약을 새롭게 해석하여, “때때로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 갇혀 있어서 불운하다고” 느끼는 인간의 고통을 치유하는데 사용한다.






  








글쓴이 : 김영구
작성일 : 2011/08/05, 조회 : 4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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